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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IOION의 티스토리 블로그입니다. WEB 쪽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글을 쓰고 타로점과 사주점을 칩니다. Claude ai를 구독하고 그를 통해 학습하려고 노력합니다. 이곳에는 클로드 관련 포스팅들이 올라옵니다. 다른 에세이나 일기 등의 글은 주로 투비로그 쪽에 업데이트 되고 있으며 트위터 계정을 운영중입니다. 제가 운영하는 개인사이트에서도 저와 제 작업물을 보실 수 있습니다.

가게/문학

산책의 알베르티

IOION 2016. 4. 5. 21:45

  알베르티는 산책을 좋아한다. 주로 저녁식사 후 30분 정도를 늘 산책했다. 비가 오면 우산을 쓰고 걸었고 바람이 아주 많이 부는 날만 이따금 생략했다. 옛 여자친구는 그에게 매일 똑같은 일을 할 능력이 있다는 건 축복받은 거라고 했다. 그녀는 실제보다 마음이 늘 가난한 사람이었다. 거의 대부분 우울해 했고 무언가에 쫓기는 듯 했다. 세상의 인정이라도 받았다면 또 모르겠지만 그마저도 번번히 나쁜 운으로 인해 좋지 못한 결과를 손에 들게 되었다. 그녀의 인생에는 악귀라도 씌인 모양이었다. 왠지 그녀에게는 자꾸 심한 말을 하게 되었다. 그래도 그녀는 꽤 오래 버티다가 이별을 고했다. 다 알량한 자존심 때문이었다, 라고 알베르티는 그녀와의 기억에 대해 그렇게만 마음에 남기고 나머지 자학들은 그만두었다.

  "이름에는 힘이 있다고 하던걸."

  누군가 알베르티에게 그렇게 말한 적이 있었다. 알베르티라는 이름은 그가 직접 고른 이름이었다. 고아원 원장은 이름표가 가득 든 항아리를 가지고 있다가 새로운 원생이 들어올 때마다 직접 그 속에서 한 개를 고르게 했다. 그래서 알베르티는 자신의 이름을 좋아했다. 식빵 가장자리를 잘라 튀긴 과자인 러스크를 떠올리게 하는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오늘따라 그 말이 자꾸 생각났다, 이름에는 힘이 있다고 하던걸. 전혀 믿지는 않았다. 단지 그렇게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졌다. 지나가다 몇 번쯤 본 적이 있는 것 같은 들꽃을 꺾어 손에 들고 다시 걸었다. 나긋한 꽃대가 바람에 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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