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풀이 오징어 땅콩 한 뭉치 가득 날아든 파견보호신청서 더미 중 진짜로 추정되는 것들을 추려내다가 출신지에 'Hyper-nomad'라고 흘려 쓴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나는 그날 그걸 집어들었었다. 사실 별로 진짜일거라고는 믿지 않았는데 말이다. 한때 시간축이론이 크게 유행했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점, 선, 높이의 세 축에 기반한 3차원 인간이라고 여겨왔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라는 것이다. 동물과 인간이 다른 점은 인간은 경험적 기억을 통해 통시적으로 자신 인생을 조망할 줄 안다는 것, 그리고 우리는 점점 한 개인의 인생을 처음부터 끝까지 대략적으로 계획하여 그 정량을 살아내는 식으로 4차원 축을 다루는 4차원적 존재로 진화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결국 최종적 결론이란 흔해빠진 그놈의 '성공하기 위해 이렇게 .. 가게/문학 2014.08.06
EBS 다큐프라임 도서 자본주의 리뷰 나는 고등학교에서 경제를 배우면서 경제에 큰 흥미를 느꼈다. 그러나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경제는 늘 뭔가 부족한 느낌이었고 나는 내가 뭔가 중요한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여기엔 뭔가 부조리가 있는 것 같았고 일종의 비밀이 있는 것 같았다. 그 비밀을 알려주는 경제 도서를 찾기 위해 나는 이 책에서 저 책으로 해멨다. 내 머리로 유추해 보려고도 했지만 쉽지 않았다. 이 책을 만나고 나서, 나는 내가 찾던 비밀이 이미 저 높으신 분들의 세상에서는 비밀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되었다. 아무도 이 책 만큼이나 쉽게 자본주의의 흑막을 설명해 주지 않았다. 이 책이 그 비밀을 일반인 수준으로 까발린 것이다. 단 part 1과 part 2만 읽을 가치가 있을 뿐 나머지는 별것 아닌 내용들이다. 그러나 그 .. 서재/리뷰 2014.05.08
엘무어시온 리뷰 내가 여태까지 봤던 판타지중에 의미적으로 가장 좋은 판타지였다. ...왜 사람들은 문학을 논하다보면 교훈과 장식 두 가지로 나누는 경우가 많은데 대단히 편파적이고 뭣도 모르는 처사라고 생각한다. 아니 자신들이 문학은 교훈을 주기 위해 있지, 라는 본질론을 옹호할 것도 아니면서 말이야. 어떻게 그렇게 양분할 수 있는지.. 그래서 가끔 말 못알아 듣는 사람들을 보면 속터지는데. 여간에 그런 문맥에서 의미적으로 가장 좋은 판타지였다고. 나는 판타지가 자아 실현의 과도기에서 자아실현의 추구를 하기 때문에 생겨난 문학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판타지를 약간 값을 쳐서 평가하는 편이다. 엘무어시온, 상당히 괜찮았음. 물론 판타지나 킬링타임으로 씹어먹듯 읽는 사람에겐 그냥 정석적인 먼치킨일는지도. 마지막 7권 부분에 .. 서재/리뷰 2014.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