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등학교에서 경제를 배우면서 경제에 큰 흥미를 느꼈다. 그러나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경제는 늘 뭔가 부족한 느낌이었고 나는 내가 뭔가 중요한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여기엔 뭔가 부조리가 있는 것 같았고 일종의 비밀이 있는 것 같았다. 그 비밀을 알려주는 경제 도서를 찾기 위해 나는 이 책에서 저 책으로 해멨다. 내 머리로 유추해 보려고도 했지만 쉽지 않았다.
이 책을 만나고 나서, 나는 내가 찾던 비밀이 이미 저 높으신 분들의 세상에서는 비밀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되었다. 아무도 이 책 만큼이나 쉽게 자본주의의 흑막을 설명해 주지 않았다. 이 책이 그 비밀을 일반인 수준으로 까발린 것이다.
단 part 1과 part 2만 읽을 가치가 있을 뿐 나머지는 별것 아닌 내용들이다. 그러나 그 part 1과 part 2만 가지고도 충분히 상을 받을 만하고 책을 산 돈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다. part 1의 제목은 '빚이 있어야 돌아가는 사회, 자본주의의 비밀'이다. 바로 이 part 1이 이 책에서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부분이다.
이 책 이전에는 아무도 나에게 물가가 왜 계속 오르는지 설명해 주지 않았다.
"이자와 과거의 대출을 갚는 유일한 방법은 더 많은 대출을 주는 것입니다. (그러지 않으면 시중에 이자에 해당하는 돈이 없기 때문에) 이것이 통화량을 팽창시키고 통화의 가치를 떨어뜨립니다."
-엘렌 브라운-
그리고 그게 어떻게 위험한지도 설명해 주지 않았다.
통화팽창은 계속될 수 없다. 끊임없이 대출을 해 주기 위해 은행은 점점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대출을 해 주게 된다. 통화량은 점점 늘어나고 이것을 '호황'이라고 부른다. 이것이 극단으로 치닫게 되면 더 이상 대출을 해 줄만한 사람이 없을 뿐만 아니라 따라서 곧 많은 사람들이 대출을 갚지 못한다. 그러면 시중의 통화량이 줄고 그럼으로 인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대출을 갚지 못하고 파산한다. 통화량 감소로 여기저기서 거품이 터지고 일자리가 줄고 돈을 벌기가 힘들어진다. 이것을 '불황'이라고 부른다. 즉, 자본주의에서는 애초부터 모든 돈이 빚이다. 자본주의는 이러한 방식으로 경제적 약자들을 먹이로 하여 계속되어 간다.
지금은 돈이 이 정도의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그래서 현재의 빚은 이 정도의 무게를 갖지만, 통화량이 줄면 돈의 가치가 올라가 빚의 무게가 훨씬 더 무거워지고 그럼 갚을 수 없고 통화량이 다시 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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