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에 한동안 들리지 않았다.
그래도 다행히 카카오가 티스토리를 인수하며 블로그가 사라지지는 않았다.
써놓은 글들을 읽어보니 과거에는 일명 인프피, 그러니까 감수성이 풍부하고 더 분석적인지 구석을 파고드는 건지 같은 사고를 더 잘했던 것 같다. 지금? 지금은 그냥 뻔뻔한 30세 여성이다. 단순하게 하지만 더 쉽게 말하고 그때 고민했던 것과 달리 안정적인 직장도 있고 돈도 꽤 모았고 훨씬 무난해졌다. 다종예술가 같은 게 되고 싶어 한 흔적도 있었다. 계획을 꽤 구체적으로 했더라. 하지만 그런 꿈은 그냥 멀쩡한 직장에 다닐 수 있다면 사라져 버릴 정도의 무게였던 거지.
사람은 생각 외로 돈이 생기면 바보가 되는 종류의 것이었다.
내가 올라가고 싶어했던 위치는 어디에도 없는 영역이었다. 현재의 총명함을 버리고 사회인이 되거나, 아니면 그 자리에서 세월의 풍파에 상해 가는 것, 두 가지 외에 다른 길은 영영 없었지 않나 싶다.
최근에는 직관에 대해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과거에 두고 온 것은 직관만이 아니다.
돌아가고 싶은 일말의 마음도 있다. 하지만 돌아갈 수는 없고 과거의 흔적은 백 몇십편의 글들로 구현화되어 과거와는 분리되어 존재한다. 과거는 사라져 버렸다.
모르겠다. 패션디자인해 놓은 걸 보니 꽤 나는 잘 기능하고 있었었다. 내가 과거에 느꼈던 것에 비하면 훨씬 더. 다시 기능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그래도 역시 돈을 포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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